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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자재업체인 와토스코리아는 양변기 부속, 수도꼭지, 샤워기 등 10여 가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주력 생산품은 양변기 부속 제품으로, 올 연말 세라믹 도기 재질의 양변기 본체를 신제품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송공석 와토스코리아 대표(75)는 최근 “신제품 판매가 늘어나면 거액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시름이 깊어졌다. 내년 7월 새로운 가업상속 공제 기준이 적용되면 아들에게 가업을 물려줄 때 내야 하는 상속세가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어서다.
◇유명무실해진 가업승계공제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가업상속공제 개편안으로 가업 승계를 앞둔 일선 경영 현장에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1997년 시행 후 약 30년 동안 손질해온 가업승계 공제제도가 이번 개편으로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는 ‘업종 변경’ 기준을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거론했다. 지금까지는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라 주업종이 대·중분류 기준에 속하면 가업상속 공제를 적용했다. 내년 7월부터는 주업종이 727개 세세분류를 벗어나면 가업상속 공제 대상에서 탈락한다.
와토스코리아는 기준이 이렇게 바뀌면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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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와토스코리아는 세세분류 기준으로 29개 제품을 생산한다. 주력 제품인 양변기 부속 가격은 1만~2만원 선인데 신제품으로 내놓을 세라믹 변기는 20만원을 넘는다. 변기 출시 후 매출이 본격 발생하면 이 회사의 주업종은 양변기 부속(설치·위생용 플라스틱 제품 제조업)에서 세라믹 변기(위생·산업용 도자기 제조업)로 바뀐다.
현재 75세인 송 대표가 가업상속에 따른 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향후 30년간 현재와 같은 매출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 주업종 기준이 세세분류로 바뀐 데다 가업상속 공제 대상의 ‘사전 요건’으로 피상속인의 경영 기간도 10년에서 30년으로 길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세제 개편안은 상속공제 이후 지켜야 할 ‘사후 요건’도 5년에서 10년으로 강화했다. 경영권을 물려준 이후에도 주업종을 10년간 유지하지 않으면 공제금액을 토해내야 한다. 송 대표는 “상속공제 제도가 개편되면 신제품을 출시한 후 40년 이상 변기만 생산해야 가업을 물려줄 수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정부는 심사위원회 심사를 통해 불가피한 업종 전환을 인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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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업계에선 가업상속 공제 적용 기준 자체가 업종 변경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관측이 많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장은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수시로 바뀌는 첨단시대에 맞지 않는 제도”라며 “기업이 혁신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하는 풍토가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일본 가업상속 참고해야
중소·중견기업이 상속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면 가업을 물려주기가 매우 어렵다. 상속 대상 자산이 30억원을 넘으면 상속세율은 50%에 달한다. 최봉길 세무사는 “웬만한 중소기업은 상속세율 50% 구간에 속해 세금을 낼 돈이 없어 공장을 팔거나 회사를 넘기게 된다”며 “제도 개편으로 상속공제 요건까지 까다로워지면 상당수 중소기업인들이 상속을 앞두고 진퇴양난의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편법으로 상속세를 회피하는 베이커리 카페, 주차장업 등을 규제하려고 내놓은 세제개편안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병선 한국가족기업연구원장은 “가업승계는 단순한 부의 대물림이 아니라 기업이 수십 년간 창출해온 일자리와 기술, 기업가 정신을 다음 세대로 이어가는 과정”이라며 “업종 제한 규제가 없고, 다양한 공제 지원책을 운영하는 독일과 일본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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