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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독감(인플루엔자) 유행은 평년보다 두 달 이상 일찍 시작됐다. 코로나19 이후로 여러 지역에서 독감 유행 시기가 달라진 현상이 관찰됐다. 사진은 2024년 8월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걷고 있는 시민의 모습. 정효진 기자
올해 독감(인플루엔자) 유행은 평년보다 두 달 이상 일찍 찾아왔다. 코로나19까지 증가세를 보이면서 연말에는 두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가능성도 제기된다. 해마다 겨울이면 찾아오던 독감의 유행 시기는 왜 앞당겨진 것일까.
최근 질병관리청이 내놓은 ‘전 세계 감염병 발생 동향’을 보면 일본·홍콩·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평년과 다른 시기에 독감 유행이 나타나고 있다. 36주차(8월31일~9월6일) 일본의 의료기관당 독감 환자 수는 3.29명(총 1만2299명)으로 전주 1.87명보다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0.50명)의 6.6배에 달한다.
호주에서는 반대로 독감 유행이 늦은 시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겨울이 이미 지났지만 독감 환자가 다시 증가하면서 전문가들이 감염 위험이 높은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9월 초까지 올해 발생한 독감 환자는 총 13만35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적었다. 지난해보다 유행의 정.이 뒤로 밀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날씨 패턴과 건조한 공기, 실내 활동 증가, 독감 백신 접종률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코로나19가 깨뜨린 ‘겨울 독감 유행’ 공식
각국에서 독감 유행 시기가 달라지는 원인을 두고 학계에서도 여러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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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따른 기온·습도 등 바이러스 전파 환경의 변화와 사람들의 행동 변화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지만, 최근의 유행 시기 변화를 기후변화와 직접 연결하기에는 아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독감의 계절성이 달라지는 현상이 여러 나라에서 관찰됐다. 지난 2월 국제학술지 ‘BMC 퍼블릭헬스’(BMC Public Health)에 실린 ‘2015~2025년 영국 계절성 인플루엔자의 역학적 특성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변화’ 연구를 보면 코로나19 이후 영국 일부 지역에서 독감 유행 시기가 달라졌다.
연구진이 2015~2025년 영국의 독감 감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스코틀랜드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독감 유행 시작 시。이 빨라진 반면 종료 시.은 늦어졌다. 이에 따라 유행 기간도 코로나19 이전 중앙값 17주에서 이후 27주로 10주가량 길어졌다.
그러나 잉글랜드에서는 코로나19 전후 유행 시작·종료 시。과 유행 기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바이러스 유형에 따라서도 유행 정。이 앞당겨지거나 늦어지는 등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팬데믹이 기존 독감 유행 양상을 교란했지만 모든 지역의 유행 시기와 강도를 같은 방향으로 변화시킨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지난 1월 국제학술지 ‘헬스 사이언스 리포트’(Health Science Reports)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2012~2022년 세계보건기구(WHO) 감시자료를 토대로 미국·영국·중국·호주·아르헨티나·남아프리카공화국·콜롬비아·싱가포르·카메룬 등 서로 다른 기후대의 9개국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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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이전 온대지역에서는 겨울마다 비교적 뚜렷한 독감 유행이 나타났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이후에는 모든 조사 대상 국가에서 독감 발생이 급격히 감소했다.
특히 마스크 착용과 이동·접촉 제한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비약물적 방역조치가 강할수록 독감 활동도 유의하게 감소했다. 이후 방역조치가 완화되면서 독감이 다시 유행했지만 과거와 다른 시기에 유행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남반구 온대지역에서는 코로나19 이전 통상 7~8월 정。을 이루던 독감이 2022년에는 이보다 이른 1분기에 급증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존 독감의 계절적 유행 패턴이 흐트러졌으며 방역조치 완화 이후에도 이전과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달라진 독감 유행 시계…백신 접종 시기도 바뀌나
이 같은 변화는 독감과 같은 계절성 감염병이 기존에 예상했던 시기보다 일찍 또는 늦게 유행할 가능성을 앞으로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미다.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실제로 학계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백신 스케줄링을 다시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WHO는 남·북반구의 독감 유행 시기가 약 반년 차이가 나는 。을 고려해 매년 2월과 9월 두 차례 다음 시즌 백신에 포함할 바이러스를 선정한다. 각국에서 수집한 바이러스의 유전·항원 특성과 유행 양상 등을 종합해 다음 시즌 유행 가능성이 높은 바이러스를 판단한다.
정 교수는 “인플루엔자에 대해 항상 같은 시기에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패러다임 자체를 좀 더 유연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은 아니라고 분석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