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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능한 사랑’의 스틸컷. 사진 제공=넷플릭스 올해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와 그의 부유한 남편 상우(조인성), 그리고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과 그의 아내 미옥(전도연), 네 명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서로 다른 계급의 사람들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넘어 사랑이 가능한지, 인간과 사랑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묵직한 화두를 던집니다. 관객들은 영화가 던진 화두에 각자의 해석을 내놓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바로 네 명 중 사랑의 선택 폭이 가장 좁을 것 같은 호석에게서 ‘가능한 사랑’을 들여다보려 합니다. 호석은 SP중공업 용접공 정규직 노동자였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해고 사태로 실직을 합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걷지 못했던 적도 있고, 여전히 해고의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미옥과는 18살에 만났습니다. 당시 미옥은 16살이었습니다. 데이트랄 것도 없이 그냥 만났습니다. 그렇게 연인이 됐고, 헤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미옥이 고등학교 3학년 때 서울 미싱공장에서 일을 하고, 호석이 군대에 갔던 시절 둘은 다시 만납니다. 영화 ‘가능한 사랑’의 스틸컷. 사진 제공=넷플릭스 군 생활 중 휴가를 나온 호석은 서울을 샅샅이 뒤져 미옥을 찾아냅니다 모바일 사이트 손오공게임 . 그리고 미옥을 공장에서 데리고 나옵니다. 그렇게 둘이 처음 데이트한 곳이 월미도입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놀이기구를 타지도 않고, 맛있는 것을 먹지도 않습니다. 그저 둘이 달을 바라봅니다. 둘은 결혼했고, 집도 마련했고, 아들 철이도 뒀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가정을 꾸렸습니다. 호석은 그렇게 평범한 가장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해고를 당합니다. 예지는 해고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다루겠다며 찾아옵니다. 미옥은 응하지만 호석은 응하지 않습니다. 예지는 호석을 주인공으로 삼으려고 하지만 호석은 끝내 출연을 거부합니다. 그래서 호석은 영화의 주인공인데도 마치 투명인간처럼 나옵니다. 이창동 감독이 영화의 메시지로 이야기한 ‘노동 종말의 시대’를 생각하면 호석의 존재 방식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노동자에 대한 상징이자 은유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노동자입니다. 분명히 존재하는 사람인데 어느 순간 사회에서 지워진 사람입니다. 공장에서 일할 때는 분명 필요한 노동자였지만, 해고되는 순간 그 존재가 희미해집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다루는 다큐멘터리에서도 정작 자신은 카메라 앞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키지노릴게임 . 그런 투명화된 노동자를 설경구가 연기합니다. 이게 가능할까 싶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봐온 설경구의 연기는 강렬했습니다. 감정을 극단까지 밀어붙이고,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때로는 광기 어린 모습까지 보여줬습니다. 영화 ‘가능한 사랑’의 스틸컷. 사진 제공=넷플릭스 그런데 호석은 정반대입니다. 감정을 폭발시키지도 않습니다. 자신의 상처를 설명하지도 않습니다. 존재감을 드러내려 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화면 속에서 조금씩 지워지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걸 설경구가 합니다. 그런데 설경구이기에 가능했던 연기라는 생각입니다. 강렬함을 내려놓고, 자신의 존재감까지 지우면서 투명화된 노동자를 연기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강렬하게 남습니다. 보이지 않는 존재의 강렬함이란 것을 연기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설경구의 연기에 감탄할 때 극 중 예지가 호석을 두고 한 대사가 떠올랐습니다. “특별해. 우리나라에서 단 한 명뿐인 사람 같애.” 이 대사는 설경구의 연기에도 그대로 가져다 붙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설경구만 할 수 있는, 단 하나뿐인 특별한 연기’를 했다고 말입니다. 베네치아영화제에 참석한 설경구가 눈물을 흘렸는데, 왜 그랬는지 영화를 보고 알 것 같았습니다. 또 호석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사랑입니다. 사이다쿨 넷 중 가장 적극적이고 순수하고 풋풋한 사랑을 합니다. 어쩌면 ‘가능한 사랑’에서 호석은 사랑의 선택지가 가장 적은 사람입니다. 물론 경제적으로 그렇습니다. 상우보다 가진 것이 없습니다. 삶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도 많지 않습니다. 결국 해고까지 당하면서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삶의 기반이 흔들립니다. 영화 ‘가능한 사랑’의 스틸컷. 사진 제공=넷플릭스 그런데 사랑만큼은 다릅니다. 호석은 18살에 처음 미옥을 만났을 때 다 자라지도 않은 풋사과를 따서 반짝반짝 빛이 나게 닦아 몰래 수줍게 선물합니다. 군대에서 휴가를 나와서는 서울을 샅샅이 뒤져 미옥을 찾아냅니다. 그리고 미옥을 공장에서 데리고 나와 데려간 곳이 월미도입니다. 상우보다 가진 것은 없지만, 어쩌면 순수하게 사랑할 수 있는 능력만큼은 호석이 가장 큰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진 것이 많아서 사랑할 수 있었던 사람이 아니라,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만큼은 끝까지 놓지 않았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호석을 보고 있으면 ‘가능한 사랑’ 보다는 ‘사랑’ 자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연승의 엔터 만담(萬談) 한 주간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와 화제의 콘텐츠를 골라 이야기합니다. 배우와 K팝 아티스트 등의 새로운 소식부터 영화·드라마·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K팝의 흥행작과 트렌드까지,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엔터테인먼트 소식을 쉽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드립니다. oreferrer"